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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타마뉴타운 방문기
일본의 타마뉴타운 방문기
  • 성동구의회 운영위원장 오수곤
  • 승인 2007.02.03 0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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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의회 운영위원장 오수곤     ©성동저널  얼마 전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구의원으로  당선된 후 처음으로 의원 해외연수를 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산낭비다, 뭐다 해서 해외연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늘 있어왔고 나 또한 그 부분에 대한 염려가 없진 않았지만 초선 의원으로서 짧은 시간 이지만 뭔가를 배우고 오겠다는 각오를 하고 나갔던 참이었습니다.
 
일본연수 일정중 하나가 타마 뉴타운 방문이었습니다.

뉴타운 이라고 하니까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 사업중 최초의 뉴타운으로 지정된 왕십리 뉴타운이 있어서인지 일본방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이었습니다. 타마 뉴타운은 1955년부터 가속화된 동경의 주택난과 이에 따른 시가지의 급격한 땅값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으로, 우리의 신도시와 달리 뉴타운   개발에 앞서 계획을 구상하고 검토하는데 만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첫 삽을 뜨고 현재까지 40년이 넘게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발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자재 파동이나 투기 등 대규모 개발에 따른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점 , 우리 정부가 판교 신도시 등을 개발하면서 모델로 삼고 있는 곳이 바로 타마 뉴타운 이라는 정도의 사전지식을 가지고 갔는데 실제로 그곳에 방문하여 현장을 직접 보니 이런저런 장단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타마 뉴타운은 일본최대의 뉴타운으로 우리나라의 분당, 일산, 용인 신도시와 비슷한 개념으로 규모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과는  많이 다릅니다. 듣던대로 환경친화적인 개발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4~5층의 나지막한 아파트들이 구릉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고 단지와 단지 사이에 공원이 있을 정도로 녹지가 많았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한국에서 듣던 대로 “환경친화적 꿈의 신도시’ 같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의아스러운 점이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다 일하러 나가서 길거리에 사람이 없는 것인지 그곳에 거주하는 인구자체가 적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도시든 농촌이든 사람이 북적거려야 사람사는 맛도 나고 활기차 보이는 법인데 너무 사람이 없으니 마치 영화촬영이 다 끝나고 덩그러니 남아있는 세트장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지금의 타마 뉴타운은 노인촌으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층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타마 뉴타운이 주거 위주의 베드타운으로 기능하면서 문화시설과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하면서 도심 주택가격이 싸진데다 도심 재개발이 활발해져 신도시 인구 유출을 촉진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녹지가 많은 저밀도의 환경 도시가 노인들에게 인기가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닌것이 주거단지가 너무 넓게 퍼져있어 활동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일례로 노인들이나 주부들이 근처 가게라도 갈라치면 오랜시간 걷거나 아니면 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점이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지요.  아울러 은퇴계층이 의료와 문화, 복지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도심을 선호하는 경향등과 맞물려 현재 일본정부는 고령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교외형 신도시개발 전략을 포기하고 도심 개발로 전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타마뉴타운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은 많습니다.   환경과 주민을 위주로 한 환경친화적 도시개발의 성공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과 새도시 계획과 동시에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투자집중과 과열현상 등의 부작용이 배제된 전체 도시 계획을 바탕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자족기능을 갖추도록 했다는 점, 무엇보다도 40년 이란 긴 세월동안  눈앞의  작은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차근 차근 도시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우리 국민들이 부동산에 대한 소유욕이 높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최근 몇 년 동안의 부동산 폭등과 그에 따른 정부의 땜질식 처방과 조급증이 부동산 문제를 더욱 크게 키웠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그래서인지  40년이란 긴 세월동안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도시를 만들어 온  타마뉴타운의 교훈이 더욱 절실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지금 우리 성동구는 왕십리 뉴타운을 비롯한 크고 작은 도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중에 있습니다.  타마뉴타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미래에 대한 긴 안목을 갖고 한걸음 한걸음 뚝심있게 나아간다면 “인간중심의 환경친화적 미래 도시”라는 멋진 그림을 훌륭히 그려낼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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