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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綆短汲深(경단급심)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綆短汲深(경단급심)
  • 성동저널
  • 승인 2021.03.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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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두레박으로 깊은 우물물을 긷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이 말은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 '莊周(장주: BC369~BC289)’의 사상을 후대사람이 엮어 만든 '莊子(장자)의 至樂(지락)'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에 孔子(공자)의 수제자인 '顔 回(안회)'가 동쪽의 齊(제) 나라 임금과 정치적 시국에 대해 토론하려고 떠난 적이 있었는데 孔子(공자)가 아끼는 제자 顔 回(안회)를 떠나보내면서 근심에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제자 '子貢(자공)'이 무슨 연유인지 묻자 공자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옛날 '管 仲(관중: 제나라의 재상)'의 말씀 중에 “褚小者不可以懷大(저소자불가이회대) 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넣을 수 없고 綆短者不可以汲深(경단자불가이급심) 두레박 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물을 길을 수 없다”라고 했는데 “내가 걱정하는 것은 齊(제) 나라 임금에게 성왕의 道(도)를 말해봐야 이해할 수가 없을뿐더러 만약에 엉뚱한 疑心(의심)까지 하게 된다면 顔 回(안회)가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齊(제) 나라 임금이 經綸(경륜)이나 지식이 짧아 深奧(심오)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顔 回(안회)에게 역성을 내고 害(해)를 가할까 봐 걱정하는 겁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사람은 많습니다. 그저 주위 환경 탓을 하거나 남 탓을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자기의 두레박줄이 짧디짧은 건 모르고 오히려 우물물이 깊다고 탓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럽고 빈 수레는 조금만 끌어도 요란스러운 법입니다.

폭넓은 식견과 德(덕)이 깊은 사람은 나대지 않습니다. 마치 깊은 호수가 고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愚(우)를 범하고 삽니다.

어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는데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상대의 작은 허물을 탓하거나 자기의 주장을 앞세우다 보니 상대를 蔑視(멸시)하고 抑壓(억압)하는 경우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지속적인 인간관계 형성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죠.

물이 깊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듯이 자신의 德量(덕량)과 配慮心(배려심)이 깊어야 상대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싹트는데 이와 반대로 자신의 부족함을 忘却(망각)하고 자기주장만을 끝까지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하고 내 주장을 따라 주기를 바라는 驕慢(교만)한 마음과 상대보다 자기가 優越(우월)하다는 근거 없는 자만심이 底邊(저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家訓(가훈)으로 삼고 지키고자 하는 ‘不怨天 不尤人(불원천 불우인)’,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탓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가 잘 풀리면 자기가 잘나서 된 것으로 알고 안 되면 선무당이 장구 탓 하듯이 남을 탓하고 심지어 조상 탓을 하는 擁拙(옹졸)한 사람들을 두고 한 말입니다.

물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能力(능력)이 있으면서도 뒷전에 앉아 나 몰라라 하는 것도 안 되지만 난쟁이가 가마꾼에 참여하듯 안 되는 줄 알면서 주제넘게 나서는 것도 아니 될 일입니다.

따라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자기의 뜻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다고 괜한 심술부리며 남 탓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을 먼저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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