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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破鏡(파경)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破鏡(파경)
  • 성동저널
  • 승인 2021.09.1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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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거울 (즉, 부부가 헤어지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破鏡(파경)은 말 그대로 '깨어진 거울'이라는 뜻으로 오늘 날 부부가 사이가 나빠져 헤어졌을 때 쓰이는 말입니다.

太平廣記(태평광기)는 중국 宋(송)나라 학자 李 昉(이방) 등이 太宗(태종)의 칙명으로 편찬한 것인데 92개 항목으로 다양하게 분류하여 수록한 설화집입니다.

"破鏡(파경)"이란 말은 바로 '太平廣記(태평광기)'에 나오는 말로 그 유래를 살펴보면 내용이 이렇습니다.

중국 남북조 시대에 樂昌(낙창)공주는 陳(진)나라 마지막 왕 後 主(후주)의 누이동생으로 미모가 아주 뛰어났으며 太子舍人(태자사인) '徐德言(서덕언)'의 아내입니다.

隋(수) 나라의 대군이 양자강 북쪽에 도착하여 陳(진)나라를 공격하자 마지막임을 직감한 '서덕언'은 미모가 뛰어난 자기의 아내는 틀림없이 권력자의 손에 놀아날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서덕언'은 손거울을 반으로 잘라 아내와 나누어 갖고 약속을 합니다.

"우리 陳(진) 나라는 곧 망할 것이오. 그렇게 되면 隋(수) 나라 고관대작이 황제의 여동생인 당신을 끌고 갈 것이 분명하오"

"그러니 이 거울을 간직하고 있다가 내년 정월 보름날 隋(수) 나라 長安(장안) 시장에 나와서 이 거울을 판다고 하시오. 그때까지 내가 살아 있으면 반드시 당신을 찾겠소”

결국, 陳(진) 나라는 亡(망)하고 '서덕언'의 아내는 隋文帝(수문제)의 오른팔로 隋(수) 나라 건국공신인 越國公(월국공) 楊素(양소)의 첩으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몇 년의 피난살이 끝에 '서덕언'은 정월 대보름날을 기다려 長安(장안) 시장에 찾아와 아내가 있는지 살피자 과연 깨진 거울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팔고 있는 하인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깨진 거울을 비싸게 파니 사가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죠.

'서덕언'은 반가운 마음을 추스르고 하인에게 그간의 사정을 모두 털어놓고 묻습니다.

"나라가 망한 뒤 隋(수) 나라 군대를 피해 다니다가 이제야 오게 되었습니다만 나의 아내는 어디 있소?”

그러자 하인이 답하기를 “樂昌(낙창)공주는 지금 隋(수) 나라 楊素(양소)의 첩이 되어 있습니다. 공주께서 소인을 시켜 해마다 장에 나가 이걸 비싼 값에 내놓으라고 하여 영문도 모르고 지금까지 계속 해왔습니다”

'서덕언'은 아내가 세도가인 楊素(양소)의 첩이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몹시 낙심하였습니다.

그래도 '서덕언'은 포기하지 않고 詩(시) 한 수를 지어 하인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이건 나머지 반쪽 거울이니 詩(시)와 함께 반드시 내 아내에게 전해주시오”라고 합니다.

詩(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거울이 당신과 함께 떠났으나 거울만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못하는구나. 보름달 속 항아의 그림자는 돌아오지 않건만 밝은 달빛은 속절없이 휘영청하구나!"

이 詩(시)를 받아 본 樂昌(낙창)공주는 몇날 며칠을 밤낮으로 구슬피 울면서 식음을 전폐하자 결국은 楊素(양소)가 그 사정을 알게 되고 그 둘의 깊은 사랑에 감동하여 함께 슬퍼하며 '서덕언'을 불러 쿨하게 樂昌(낙창)공주를 되돌려주고 게다가 재물까지 후하게 주었다고 합니다.

암튼, 정표로 주기 위해 일부러 거울을 두 쪽으로 깬 사례이지만, 실상은 한 번 깨진 거울은 예전대로 回復(회복)할 수 없습니다. 破鏡(파경) 직전에 있는 부부나. 살다 보니 서로가 정나미 떨어진다는 부부는 한 번쯤 사랑의 깊이를 되새겨 볼 만한 교훈입니다.

깊은 사랑의 정감을 다시금 느껴보시길 바라며, '徐德言(서덕언)'과 같이 아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믿음 깊은 사랑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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