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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漱石枕流(수석침류)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漱石枕流(수석침류)
  • 성동저널
  • 승인 2022.07.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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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 삼다
(즉, 잘못을 인정 않고 억지를 부리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이 말은 돌로 베개 삼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한다는 枕石漱流(침석수류)인데요, 孫 楚(손초)가 枕石漱流(침석수류)라고 한다는 것을 漱石枕流(수석침류)라고 말한 데서 부터 시작됩니다.

西晉(서진: 서기265~316) 때 晉書(진서)에 나오는 말로 전해지는데요, 孫 楚(손초)라는 사람은 문학적으로 재능이 탁월하고 순간적인 임기응변에도 아주 능숙했습니다.

게다가 성격도 시원시원하니 얼핏 주변에 사람이 많이 따를듯하지만, 그의 傲慢(오만)함과 남을 輕蔑(경멸)하는 성격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뭐 그런 사람이야 지금도 넘쳐나지만요.

아무튼, 당시에 孫 楚(손초)는 여러가지 이유로 속세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친구 王 濟(왕제)를 찾아가 흉금을 털어놓고 자신의 사정을 토로했습니다.

그때 ‘돌을 베개 삼아 잠자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하며 심신을 닦으려 한다'면서 '枕石漱流(침석수류)’라고 말한다는 것이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 삼겠다’고 漱石枕流(수석침류)라고 바꾸어 말한 것입니다.

이를 안 친구가 잘못 말한 것을 지적하자 孫 楚(손초)는 구차스럽게 구구절절 다른 이유를 대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억지를 부린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孔 子(공자)는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라 하여 '잘못에 대해 즉시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過而不改(과이불개)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是謂過矣(시의과의)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 라고 진즉 교훈을 남겼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물론, 알고도 잘못을 저지르거나 남모르게 법을 違反(위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자신도 모르게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孔 子(공자)는 잘못인 줄을 알았으면 즉시 고치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대한민국 世態(세태)는 볼썽사납기 그지없습니다. '내로남불'의 極致(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명백한 잘못이 드러나도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억지를 부려 새빨간 거짓으로 넘어가려 하거나, 심지어 상대에게 죄를 덮어씌우기도 합니다.

물론 是非(시비)를 판가름 할 때 무엇이 옳고 그른지 快刀亂麻(쾌도난마)식으로 단칼에 무 자르듯 명쾌히 판단할 수 없는 게 세상사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처해 있는 처지가 다르고 추구하는 이상이 다름에 따라 是是非非(시시비비)의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는 한없이 寬待(관대)하고, 남의 잘못은 사사건건 지적하고 險談(험담)하며 자기만 옳다고 우기고 고집하는 데에 있습니다.

터럭을 불어 젖히면서까지 상대의 欠(흠)을 찾으려고 吹毛覓疵(취모멱자)하면서 자기 편의 잘못은 세상을 달관한 부처처럼 관대하게 대하며 超然(초연)하고 있으니 세상이 시끄럽고 分裂(분열)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어느 정치인이 春風秋霜(춘풍추상)이란 말을 썼는데요, 원래 '春風秋霜(춘풍추상)'이라는 말은 '自己秋霜 對人春風(자기추상 대인춘풍)'의 줄임말로, '자기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차갑고 엄격하게 대하고,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어떻습니까? 대부분의 사람이 이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잖아요. 특히, 지도층이라는 정치인들이 자기 편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風土(풍토)를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으니 국가의 미래가 바로 설 수 있겠습니까?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鐵面皮(철면피)처럼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썩어빠진 '내로남불'의 못된 정신이 국민의 疲勞度(피로도)를 극도로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自己秋霜 對人春風(자기추상 대인춘풍)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기울어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올바른 國民性(국민성)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 지도층은 覺醒(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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