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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벌써 일갑자(60년)를 살았는가!'
[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벌써 일갑자(60년)를 살았는가!'
  • 성동저널
  • 승인 2023.06.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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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孔子(공자)는 나이 60이 되면 耳順(이순)이라 했는데, 이는 60살이 되면 생각하는 것이 圓滿(원만)하여 어떤 말을 들어도 곧 이해가 되는 나이라고 했습니다.

즉, 일부러 들으려고 해도 다 들리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들을 수 있는 귀를 갖추었을 때 비로소 들리게 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즉, 耳順(이순)의 나이가 되면 타인의 불쾌한 말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 境地(경지)이며, 어떤 말을 들어도 이해를 하는 境地(경지)요, 너그러운 마음이 절로 우러나 모든 걸 寬容(관용)하는 境地(경지)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말을 배우는 것은 3년이면 충분하나 傾聽(경청)을 배우는 것은 60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傾聽(경청)을 배우는 데 60년이 걸리니 타인의 마음을 얻거나 眞理(진리)를 터득하거나, 삶의 智慧(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 凡人(범인)은 아마도 일백 년을 살아도 모자랄 것입니다.

연령대별로 쓰이는 한자 용어가 있는데, 참고로 설명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5세는 志學(지학)으로 학문에 뜻을 두는 나이이며, 16세는 瓜年(과년)으로 혼기에 이른 여자를 말하며, 20세의 여자는 芳年(방년)으로 꽃 같은 나이이며, 남자는 弱冠(약관)으로 갓을 쓰는 나이라고 했습니다.

30세는 而立(이립)이라 하여 세상살이에서 確固(확고)한 마음이 다져져 홀로 서는 나이이며, 40세는 不惑(불혹)이라 하여 세상사 混亂(혼란)이 있어도 거기에 빠져들지 않고 정신이 흔들리지 않는 나이이며, 50세는 知天命(지천명)이라 하여 하늘의 명을 깨달을 나이라고 했습니다.

60세는 耳順(이순)이라 하여 세상사 모든 말을 客觀的(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나이이며, 66세는 아름다울 미(美) 자를 사용하여 美壽(미수)라 하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나이라고 했으며, 70세는 古稀(고희)라 하여 자기 뜻대로 해도 法理(법리)에 어긋나는 일이 없는 나이라 했습니다.

77세는 기쁠 희(喜) 자를 써서 喜壽(희수)라 하는데 喜壽(희수)는 이때까지 살았으면 이보다 더 기쁠 일이 어디 있겠냐고 했으며, 80세는 펼칠 산(傘) 자를 써 傘壽(산수)라 하는데요 傘壽(산수)는 모든 걸 내려놓고 온 세상에 德(덕)을 펼칠 나이이며, 88세는 쌀 미(米) 자를 사용해서 米壽(미수)라 하는데 농부가 쌀을 생산해 내려면 88번의손길이 간다고 해서 쓰인듯 합니다.

90세는 마칠 졸(卒) 자를 써서 卒壽(졸수)라 하는데 인간사를 마친다는 의미로 이젠 인생을 마무리해도 괜찮을 나이라고 했으며, 99세는 白壽(백수)라고 하여 인간사에 아무 것도 수놓을 수 없는 흰 상태에 놓여 있다는 뜻일 겁니다. 100세는 上壽(상수)라 하여 그 이상의 목숨은

없다는 뜻으로 하늘이 내려준 목숨이라 했습니다.

여기서 66세(美壽), 77세(喜壽), 88세(米壽) 등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흔히 쓰이며 한국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연령대별로 나이를 칭하는 용어이니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은 誤解(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弱冠(약관)을 좀 더 설명해 드리면, 젊은 나이를 弱冠(약관)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아마도 20대 초반을 지칭하는 말이 합당할 것입니다. 남자가 스무 살이 되면 어른이 된다는 의미로 상투를 틀고 갓을 쓰게 하던 冠禮(관례)를 치렀기에 이 말이 나온 것입니다.

88세의 米壽(미수)에서 쌀 미(米)자를 쓴 이유가 흥미로운데요,

농부가 농사를 지어 쌀을 생산하려면 무려 88번의 손길이 간다고 합니다.

이에 연관하여 쌀 미(米)자를 썼다는 설이 있는데, 쌀만 축내는 나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니 현대의 기준으로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60갑자를 살면 耳順(이순)이라 하는데, 귀가 순해진다는 말로 앞서 설명해 드렸듯이 귀에 거슬리지 않고 모든 걸 들어도 이해할 나이인데 이것이 그렇게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도 상대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상대의 말을 뚝뚝 끊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은 耳順(이순)의 나이를 떠나 비록 聖人(성인)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傾聽(경청)의 자세부터 먼저 배워야 할 것입니다.

耳順(이순)의 나이가 지났는데도 남의 忠告(충고)가 귀에 거슬리게 들리거나 끝까지 상대의 말을 傾聽(경청)하지 못하고 상대가 말하는 도중에 불쑥불쑥 끼어들고 싶다면 자신의 修養(수양)에 부족함이 없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아무튼, 세상에 온통 잘난 사람은 있어도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남을 批判(비판)하는 말만 하고 自己省察(자기성찰)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인데 1갑자를 살고도 철없는 사람은 많잖아요.

耳順(이순)이 지난 나이에 "六甲(육갑) 떤다"는 辱(욕)은 먹지 말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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