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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진정한 인간관계란?'
[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진정한 인간관계란?'
  • 성동저널
  • 승인 2023.06.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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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옛말에 ''대감이 죽으면 발걸음 없어도 대감 집 말이 죽으면 달려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글픈 世態(세태)를 잘 표현한 말이죠. ''술과 음식으로 사귄 친구는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勢力(세력)과 利益(이익)으로 사귄 친구는 한 해를 넘기지 못한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사귐은 利益(이익)만을 위한 사귐이라 하여 市道之交(시도지교)라 하였습니다. 자기에게 利益(이익)이 된다 싶으면 찾고 아무런 도움이 안되면 바로 돌아서는 관계를 말합니다.

戰國時代(전국시대) 趙(조) 나라의 '염파'라는 장군은 수차례의 전투에 승리하여 공을 세운 名將(명장)입니다. 그런데 어떤 연유인지 適國(적국)의 계략에 빠진 왕이 '염파'장군을 罷免(파면)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를 따르던 食客(식객)이 모두 떠나갔습니다.

몇 년 후 燕(연) 나라가 쳐들어오자 아쉬운 왕은 다시 '염파'를 불러 요직에 앉히자, 소식을 들은 食客(식객)이 다시 파리떼처럼 몰려듭니다. 이에 빈정상한 '염파'가 그들을 쫓아내려 하자 어떤 사람이 나서서 이렇게 충고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시장가는 길목에 모여들기 마련입니다. 상공께서 權勢(권세)가 있으면 따르기 마련이고 없어지면 떠납니다. 세상의 이치가 그러한데 큰 인물은 그런 일에 괘념치 말아야 합니다'라고 합니다. 중국 ‘史記(사기)’ 列傳(열전)에 나오는 말입니다.

바로 炎凉世態(염량세태)라는 말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세상 사람의 인심은 뜨겁다가도 서늘해진다는 뜻인데 내가 勢道(세도)가 있고 잘 나갈 때는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 사람이 저절로 들끓지만 내가 나락에 빠져 困境(곤경)에 처해 있으면 금세 싸늘하게 돌아서는 게 세상인심 이라는 뜻입니다.

자주 만나 술 한 잔 나누며 즐겁게 어울릴 때는 서로 위하고 친한 척하지만 자기에게 損失(손실) 된다 싶으면 재빨리 등을 돌리는 깊이도 없고 의미도 없는 사람들이 툭하면 어울려 술자리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약간이라도 得(득)이 된다 싶으면 간‧쓸개 다 꺼내 줄 정도로 친한척하지만 어떠한 이해관계가 얽혀 서운한 감정이 섞이면 금세 欠(흠)을 잡고 걸핏하면 서로 非難(비난)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평소에 어울리며 술자리 하는 것도 어쩌면 세상사 중에 하나겠지만 말입니다.

일찍이 孔子(공자)는 益者三友(익자삼우)라 하여 평소에 첫째, 正直(정직)하고 둘째, 誠實(성실)하고 셋째, 見聞(견문)이 많은 친구를 사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사귀면서 나에게 利益(이익)을 가져다줄지 損害(손해)를 끼칠지 이모저모 有不利(유불리)를 따지며 사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럴 때 생각나는 고사가 있습니다. 바로 黃金用盡 還疎索(황금용진 환소색)인데요. 황금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멀어진다는 뜻입니다.

중국 盛唐(성당)의 시인 高適(고적: 707~765)의 詩句(시구)에서 따온 말입니다.

부모 잘 둔 덕에 흥청망청 놀고먹으며 온갖 酒色雜技(주색잡기)로 친구들과 어울려 세월을 보내는 젊은이에게 결국 돈이 떨어지면 그 많던 주변의 친구들과 사람들이 얼씬도 안 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또 하나, 중국 史記(사기)에 등장하는 門前雀羅(문전작라)라는 말이 잘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문앞에 참새 잡는 그물을 친다는 말인데, 財力(재력)이 있고 權勢(권세)가 있으면 찾는 사람이 많아 마치 문앞이 시장통처럼 門前成市(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북적거리지만, 勢道(세도)가 衰落(쇠락)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져 문앞에 참새떼만이 날아들어 참새 잡을 그물을 친다고 할 정도이니 인간사 無情(무정)함을 잘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사 塞翁之馬(새옹지마)라 한 것입니다.

지금 잘 나간다고 威勢(위세) 부릴 것도 없고, 지금 바닥을 긴다 해서 意氣銷沈(의기소침)할 이유도 없는 것이니, 환경에 따라 줏대 없이 휩쓸려 어울릴 필요가 없습니다.

허물없는 진솔한 '인간관계'는 내가 어려움에 부닥쳐 있을 때 속마음을 알아볼 수 있고, 내가 아파 누워 있을 때 그 사람의 마음속 됨됨이를 알아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내가 또한 상대가, 상대와 나 또는 주변여건이 어떠한 상황에 부닥쳐있던 마음이 변치 않고 참되고 진솔함을 維持(유지)할 수 있는 사람만이 멋진 人間關係(인간관계)를 엮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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