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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사려(思慮) 깊은 사람!'
[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사려(思慮) 깊은 사람!'
  • 성동저널
  • 승인 2023.07.18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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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조선 초기의 명재상 黃喜(황희:1363~1452) 정승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고려말 20세 弱冠(약관)의 나이에 進士(진사)에 합격한 黃喜(황희)는 벼슬길에 오르기 직전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더위도 식힐 겸 고단한 몸을 이끌고 나무그늘 아래에 잠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밭에서 한 농부가 두 마리의 소를 이끌고 쟁기로 밭을 일구고 있었습니다.

무료하던 차에 황희 정승은 농부에게 말을 겁니다.

"여보세요! 거기 밭 가는 농부 양반! 거기 쟁기를 끄는 얼룩소와 검정소 두 마리 중에 어느 소가 더 일을 잘 합니까?" 이 물음에 농부는 아무 대꾸도 없이 마치 못 들은 척 묵묵히 밭을 갈고 있습니다.

황희 정승은 더 큰 목소리로 재차 묻습니다.

그래도 아무 말이 없자, 황희 정승은 옷을 툴툴 털며 "원 별사람 다 보겠네!"하며 일어서 가던 길을 가려 하자 농부가 하던 일을 멈추고 황희 정승에게로 급히 다가와 귓속말로 이렇게 말합니다.

'실은 저 얼룩소가 더 일을 잘합니다. 저 검은소는 게으르고 가끔 요령을 피웁니다'라고 하자 황희 정승이 어이없다는 듯이 큰소리로 말합니다" 아니! 그게 뭔 중요한 말이라고 귓속말로 합니까?"

그러자 농부가 대답하기를 "아무리 미물인 짐승이라도 자기의 凶(흉)을 보면 기분이 좋겠습니까? 이 소가 낫다면 상대적으로 저 소가 못할 것이니, 그 말을 들으면 어찌 기분이 좋겠습니까? 아예 일할 기분도 내키지 않을 겁니다"

뜻밖에 思慮(사려) 깊은 농부의 말을 들은 黃喜(황의) 정승은 아차! 하면서 크게 깨닫는 바가 있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黃喜(황희) 정승은 함부로 남의 短點(단점)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또한 남을 쉬이 批判(비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말은 조선 중기(광해군)에 李睟光(이수광, 1563~1628)의 저작으로 서양문물과 천주교에 대한 지식을 소개한 책 ‘芝峯類說(지봉유설)’에 실려 전해진 말입니다.

아무튼, 제가 말하고자 하는 思慮(사려)는 思考(사고)와 念慮(염려)가 합쳐진 말로 思慮(사려)라는 말 속에 남을 배려하고 더 나아가 未來(미래)를 품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思慮(사려) 깊다는 것은 未來(미래)에 대한 洞察力(통찰력)을 담고 있습니다.

未來(미래)를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발전은 물론 사회를 밝고 따스하게 만들고 國家(국가)의 基本體系(기본체계)를 正直(정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思慮(사려) 깊은 사람은 남들보다 앞서 未來(미래)를 내다보기 때문에 우리의 英雄(영웅)이고 偉人(위인)으로 추켜세워 후세사람에게 본보기로 삼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을 보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思慮(사려) 깊지 못하고 未來(미래)가 없는 정치인은 그저 다음 선거에 公薦(공천) 받아 當選(당선)되기만을 꿈꾸며 私益(사익)을 채우거나 당파싸움에만 몰두합니다.

이러한 低質(저질) 정치인은 상대 黨(당)을 무조건 誹謗(비방)하고 헐뜯는 꼴불견을 연출하니 국민을 위해 영웅적인 善行(선행)이나 위대한 행위를 하기는 애당초 물 건너간 것입니다.

含量 未達(함량 미달)인 정치인만 곳곳에 득시글거리니 하는 말입니다.

반면에, 思慮(사려) 깊은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民意(민의)를 代辯(대변)하고 다음 세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苦悶(고민)하며 좋은 제도를 위해 입법을 發議(발의)합니다.

당장 票(표)를 의식하지 않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으며 자신을 굳이 내세우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더 나아가 未來(미래)의 價値(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後孫(후손)을 위해 제도를 改善(개선)합니다. 이러한 사람이 바로 英雄(영웅)이고 偉人(위인)입니다.

무려 세 임금을 모시며 18년이나 영의정의 자리에 있었던 黃喜(황희) 정승처럼 길이길이 후세 사람들에게 推仰(추앙) 받는 德望(덕망) 있는 정치인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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