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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지금 앉아 있는 자리가 영원한가?”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지금 앉아 있는 자리가 영원한가?”
  • 성동저널
  • 승인 2023.08.2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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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잘되면 자신 탓, 안되면 조상 탓'이란 말이 있지만 이와 비슷한 '不怨天 不尤人(불원천 불우인)'이란 말이 있습니다.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탓하지 마라'라는 뜻으로 중국이 자랑하는 孔子(공자)가 한 말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時流(시류)를 잘 타서 출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출세하여 높은 곳에 오르면 時期(시기)만 다를 뿐 반드시 내려올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벼슬길에서 물러날 때는 핑계를 대지 않는다는 退不尤人(퇴불우인)이란 말이 있는데 물러날 때 남에게 애먼 핑계를 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조선 後期(후기)의 문신 成大中(성대중: 1732~1812)의 글에서 나왔는데 成大中(성대중)은 評論(평론)과 野談(야담) 名言(명언) 등을 엮어 '靑城雜記(청성잡기)란 책을 남긴 實學者(실학자)입니다.

사회에서 온갖 생활 속에 사건‧사고가 일어나거나 자신의 부끄러운 恥部(치부)가 드러나면 솔직하게 認定(인정)하고 그 原因(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사람은 참으로 드뭅니다.

순간을 謀免(모면)하기 위해 온갖 거짓말과 핑계로 일관하거나 심지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남 탓을 하거나 엉뚱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못된 사람도 不知基數(부지기수)이지 않습니까?

사람은 무릇 淸廉(청렴)하되 刻薄(각박)하게 굴지 말 것이며, 和合(화합)하되 휩쓸리지는 말 것이며, 嚴格(엄격)하되 殘酷(잔혹)하지 말 것이며, 너그럽되 解弛(해이)해지지는 말라고 했습니다.

쓸데없이 남의 秘密(비밀)을 알려고 하지 말 것이며, 남이 나에게 極盡(극진)이 대해주길 바라지도 말고, 더 나아가 남이 나에게 忠誠(충성)하기를 기대하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조선 말기의 학자 김윤식(1835~1922)도 그의 文集(문집)에 進不求名(진불구명) 退不尤人(퇴불우인)이라 했습니다.

나아갈 때는 榮譽(영예)를 바라지 말고 물러날 때는 남을 탓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좋은 말을 세상 사람이 새겨듣고 지키려고 노력하면 사회가 얼마나 밝아지겠습니까?

그런데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높은 곳에 앉아 있는 기득권자들이 오히려 일반인들보다도 더 안 지키고 사니 하는 말입니다.

공직에 있으면서 私益(사익)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모든 일을 公明正大(공명정대)하게 처리 한다면 국민 모두 크게 손뼉 치며 적극적으로 응원을 해 줄 것입니다.

그러나 공직에 있으면서 저울추를 공정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私益(사익)을 醉(취) 하기에 급급하니 모든 분야에서 困辱(곤욕)을 치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는 것도 아니고, 자리에 未練(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버티며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하고 있으니 국민의 疲勞度(피로도)가 加重(가중)되고 있습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도 국민 혈세를 들이붓고도 조직위의 준비 소홀로 국제적 亡身(망신)을 사고 있는데요, 조직위원장의 책임유무를 따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야당의 혁신위원장이라는 사람은 최근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는데요, 미국에 사는 시누이의 편지가 세상을 온통 깜짝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참담한 현실에 啞然(아연)합니다.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惡女(악녀)의 끝판왕을 보는 듯 합니다.

막장 드라마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니, 그야말로 貪慾(탐욕)의 끝이 아닙니까?

인간이 진리의 삶을 살기 위해선 어떤 경우이든 滿足(만족)할 줄을 알고, 分數(분수)를 알고, 인간의 本質(본질)을 깨닫고 처신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알량한 權力(권력)의 맛에 취하거나 慾心(욕심)의 끝을 모르고 덤벼들기 때문에 破廉恥(파렴치)한 인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頂點(정점)에 서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다는 것을 忘却(망각)하고 있으니 亡身(망신)을 당하는 것입니다.

각자가 慾心(욕심)의 끝을 쫓다가 미끄러지면 남 탓, 조상 탓, 심지어 하늘 탓까지 하니 하는 말입니다.

지나온 발자취가 떳떳하지 못할수록 더욱더 그렇습니다. 특히 汚染(오염)된 삶을 살아온 고위 공직자라면 자리에 연연하는 未練(미련)을 버리고 하루라도 속히 내려놓을 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또 다른 不幸(불행)을 豫防(예방)할 수 있고 밝고 公正(공정)한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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