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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자신의 다리 밑을 살펴보라!’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자신의 다리 밑을 살펴보라!’
  • 성동저널
  • 승인 2023.09.15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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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불교 서적 五燈會元(오등회원)이란 책이 있는데 중국 宋(송) 나라 때 선승 普濟(보제)가 慧明(혜명)과 함께 여러 제자에게 명하여 편찬한 책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禪(선)의 큰 뜻을 밝혀서 佛家(불가)에서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살펴 수행에 정진해야 한다. 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어 佛道(불도)의 入門書(입문서)로 인정받기도 합니다.

바로 여기에 남을 批判(비판)하거나 非難(비난)하기 전에 자신부터 뒤돌아보라는 照顧脚下(조고각하)란 말이 나옵니다.

'照顧(조고)’는 제대로 보는 것이나 반성하는 것을 ‘脚下(각하)’는 발밑 즉, 자기 자신을 뜻합니다. 따라서 照顧脚下(조고각하)는 남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함을 강조한 말입니다.

좀 더 설명해 드리면, 중국 宋(송) 나라 때 禪師(선사: 선종의 법리에 통달한 승려)였던 五祖法演(오조법연)에게는 뛰어난 제자가 셋 있습니다.

三佛(삼불)이라 불리는 佛鑑慧懃(불감혜근), 佛眼淸遠(불안청원), 佛果圓悟(불과원오) 이렇게 세 제자를 말합니다.

어느 날 오조법연 선사는 세 명의 제자와 밤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들고 있던 등불이 꺼지자 선사는 제자들에게 이럴 때 어찌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앞의 두 제자는 일반인은 이해할 수도 없는 深奧(심오)한 말로 답을 했는데 佛果圓悟(불과원오)는 ‘照顧脚下(조고각하)’ 즉, '발밑을 살펴보라.'라고 간단명료한 답을 합니다.

오조법연은 "그래, 네 대답이 가장 훌륭하구나"라고 칭찬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불과원오가 답했던 照顧脚下(조고각하)는 밖에서 깨달음을 구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구하라는 의미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남의 잘못을 批判(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과거 언행을 돌이켜 봐야 하고 또는 가깝고 친한 사람일수록 보다 신경을 쓰고 조심해야 한다는 警戒(경계)의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어느 절 대웅전 앞 신발을 벗어놓는 곳에 발밑을 살펴보고 신발을 정갈하게 벗어놓으라는 의미로 照顧脚下(조고각하)를 써놓은 곳이 있습니다.

아무튼, 照顧脚下(조고각하)는 항상 자신을 비추어 반성하되 남을 탓하기 전에 자기 발밑부터 먼저 살펴보라는 멋진 말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고의적이든 실수이든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거기에 따른 잘못이 고의적이면 加重(가중) 처벌이 있기 마련이고 실수에 의한 잘못은 엄격한 법의 잣대로 평가하되 때론 善處(선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賊反荷杖(적반하장)'이란 말을 잘 아실 겁니다. 부도덕한 짓을 저지른 도둑이 오히려 매를 들고 주인을 나무란다는 뜻이니 정말 기가 차거나 어처구니가 없을 때 쓰이는 말입니다.

마땅한 道理(도리)를 어긴 사람이 오히려 성내며 상대를 핍박하거나 업신여기는 꼴이니 主客顚倒(주객전도)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故 김수환 추기경의 "내 탓이오."의 운동을 대대적으로 다시 펼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남의 잘못은 細細(세세)하게 지적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구차한 변명으로 발뺌하는 "내로남불"이 너무나 만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온갖 犯罪疑惑(범죄의혹)을 뒤집어쓰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큰소리치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세상 살면서 이런 사람은 절대로 사귀어서는 안 되는 5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첫째, 이간질을 잘하는 사람. 둘째. 뒷담화를 잘 까는 사람. 셋째, 없는 것을 지어내 거짓말 하는 사람. 넷째, 돈 몇 푼에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다 하는 사람. 다섯째, 자기에게 불리하면 무조건 아니라고 우기며 발뺌하는 사람. 이런 유형의 사람은 빠르게 絶交(절교)할수록 좋습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유형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사람은 평화로운 연못에 흙탕물을 일으키는 한 마리의 미꾸라지 즉, 一魚濁水(일어탁수)의 꼴이니 밖으로 싸돌아다닐수록 남에게 피해를 줍니다.

이러한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閉門思過(폐문사과) 즉, 문을 닫아걸고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을 생각하며 깊이 反省(반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사회에 悖惡(패악)을 끼칠뿐더러 分裂(분열)의 根源(근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튼, 남을 怨望(원망)하고 탓하기 전에 照顧脚下(조고각하)하는 마음을 새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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