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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점심 하셨습니까?’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점심 하셨습니까?’
  • 성동저널
  • 승인 2023.09.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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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직장인들은 매일 같이 "오늘 점심은 무얼 먹을까?" 늘 고민을 한다는 그 "점심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우리가 하루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것은 조선 시대 후기부터가 아닌가 짐작을 하는데요. 식사의 끼니나 때를 가리키는 ‘아침’과 ‘저녁’은 순우리말입니다.

하지만, '點心(점심)'을 대신할 순우리말이 없다는 것은 ‘點心(점심)’은 우리 문화에서 유래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점심은 點(점 점) 자에 心(마음 심) 자를 써서 點心(점심)이라 합니다.

점심은 불교 禪宗(선종)에서는 禪僧(선승)들이 修道(수도)를 하다가 시장기가 돌면 마음에 점을 찍듯이 음식을 아주 조금 먹는다는 뜻으로 點心(점심)이라 했다는 설이 있으며, 또 하나는 중국 唐(당) 나라 때 생긴 말로 點心(점심)의 기원은 唐(당) 나라 관리이자 사학자인 姚思廉(요사렴)의 '梁書(양서)에 언급되어 있다고 합니다.

梁(양) 나라 昭明太子(소명태자: 501~531)가 곡물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자 백성에게 小食(소식)을 하라고 명령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새벽에 '小食(소식)'하라고 해서 본래 의미는 '새벽에 적게 먹는 음식'을 뜻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李瀷(이익: 1681~1763)의 星湖僿說(성호사설)에도 "이른 새벽에 小食(소식))하는 것을 점심이라 한다”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그 이후로 點心(점심)은 낮에 조금 먹는 음식으로 변화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에 먹을 게 없어 굶기를 밥 먹듯 할 그 시기에는 당연히 點心(점심)이 없었겠죠. 하루에 세 끼 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근세의 일로 예전엔 아침과 저녁 두 끼의 식사가 관례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문헌을 살펴보면 點心(점심)이 처음 언급된 것은 태종 6년의 실록으로 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임금은 백성의 부역을 면해 주고 각 관아에서는 點心(점심)을 廢(폐) 하라고 전지를 내리고 중앙 관서에서는 간단한 간식과 '다시'라는 '티 타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해가 짧아지기 시작하는 9월의 秋分(추분) 날부터 이듬해 正月(정월)까지 해가 짧은 다섯 달 동안은 점심을 아예 廢(폐)하고 아침과 저녁으로 두 끼만 먹었으며 그 외의 낮이 길고 農繁期(농번기)인 2월부터 8월까지는 간식으로 點心(점심)을 먹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일반 백성이 점심을 먹기 시작한 것은 근세에 들어서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현세에 와서 흔히들 점심을 중식이라고 하는데 朝食(조식),中食(중식),夕食(석식)이란 표현은 일본식 한자어이니 될 수 있으면 쓰지 않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도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무릇까지 도시락을 싸지 못해 거의 굶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만, 사실 '도시락'은 일본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학교 급식으로 그나마 사라졌지만요.

도시락은 일본말로 '벤또'라고 하는데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벤또'로 쓰다가

도시락으로 변화하였는데, 그 과정은 지면상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아무튼, 교실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난로와 함께 벤또가 追憶(추억) 속에 아련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즘은 소풍 갈 때나 등장하는 도시락이 일본에서는 물가가 비싸 직장인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출‧퇴근한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예전에 4~7천 원 하던 점심값이 최근엔 무려 7천 원~15천 원으로 거의 두 배가 올라 부담이 되는 직장인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출‧퇴근하는 풍습이 살아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각설하고, 우리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인사말이 "식사하셨습니까?"이고, 친한 사람끼리도 인사가 "밥 한 번 살게!"입니다. 사실 보릿고개를 겪었던 추억이 있어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기에 밥에 대한 인사말이 생긴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요즘 현대인은 아침 식사를 거르는 확률이 무려 35%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특히 20대의 경우는 60%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통계 수치에 나와 있습니다.

옛날처럼 먹을 게 없어서는 절대 아니죠. 이유는 바쁜 일상 속에서 수면 부족도 있을 것이고 핵가족화뿐만 아니라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구조가 "식사에 대한 중요성"을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나의 健康(건강)과 튼튼한 體力(체력)의 바탕은 비록 小食(소식)을 할지라도 끼니를 거르지 않는 규칙적인 식사입니다.

오늘도 제때에 맛있는 식사로 건강한 영양 상태를 維持(유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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