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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춥고도 혹독한 ‘3고(高)’의 긴 겨울 문턱
[기고] 춥고도 혹독한 ‘3고(高)’의 긴 겨울 문턱
  • 성동저널
  • 승인 2023.10.10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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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성동저널]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부진의 늪에 몰아넣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의 먹구름이 또다시 몰려오고 있다.

국내 수출 부진이 반등의 변곡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경제 성장을 끌어내린 ‘3고(高)’위협이 재차 부상하면서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렇듯 달갑지 않은 ‘3고(高)’의 귀환을 소환한 건 치솟는 금리와 유가 그리고 환율 때문이다.

미국이 예상을 깨고 긴축 기조로 선회하여 고삐를 다시 옥죄면서 고금리 장기화가 굳어지는 양상에 국내 시장금리가 꿈틀대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으며, 설상가상 새달에는 지하철 요금이 오르고 전기요금 인상도 대기 중이어서 물가가 뛰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역수지는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U자’형 회복이 나타날 가능성은 사그라들고 ‘L자’형 장기 침체에 빠질 우려가 커지는 등 곧 들이닥칠 ‘춥고도 혹독한 긴 겨울’을 생각하면 옷깃을 여미는 정도의 미봉책으로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큰 걱정은 금리와 유가 그리고 환율이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로 자연스런 격차 축소를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이제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과 금리 인상 맞대응을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국제유가도 고금리 기조 유지로 잡힐 듯했던 물가의 최대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향후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수지는 역대 수준인 477억 8,489만 달러(약 64조 55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때 생긴 무역적자는 올해까지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물론 지난 6월부터 월별 무역수지는 3개월째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11개월째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불황형 흑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부진은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 감소와 최대 수출 산업인 반도체 분야의 부진에서 기인했다.

게다가 가계부채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1,862조 8,000억 원으로 지난 1분기 1,853조 3,000억 원보다 0.5%인 9조 5,000억 원이나 늘어났다.

기업부채도 올해 2분기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1,908조 9,000억 원, 전체 기업 신용(대출 + 외상거래)은 2,705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업부채마저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별다른 정책 대응 노력이 없을 경우 3년간 가계부채는 매년 4∼6%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와 같이 매년 6%씩 늘어나 해마다 100조 원 이상 가계부채가 늘어난다는 추산이다. 이 같은 증가 속도라면 가계부채 규모는 1년 뒤 1,974조 원, 2년 뒤 2,092조 원, 3년 뒤 2,218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 경제의 위기가 이런데도 경제주체들의 위기의식은 별로 느끼고 있지 않아 보인다. 주담대 금리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단이 4%, 상단이 7%를 돌파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달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벌써 2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2~3년 뒤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다시 뛸 수 있다는 불안감도 한몫 가세했다. ‘3고(高)’의 고통 속에 집값 불안마저 가중되면 우리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떠밀리게 된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에 확실한 처방을 담아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어정쩡한 공급책은 외려 불안심리만 더 자극할 수 있음을 각별 유념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세수가 역대 최대인 59조 원 규모로 펑크 날 것이 예상되어 경기 회복을 위해 금융정책은 물론 재정정책을 쓸 여지도 좁혀지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려면 기업 하기 좋은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는 데 정부역량을 총 집주(集注)해야 한다. 기업과 가계도 위기의식을 갖고 긴장감을 바짝 끌어올려야 한다.

춥고도 혹독한 ‘3고(高)’의 긴 겨울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내핍과 고통 분담의 자구책을 내놓고 구조조정과 부채 다이어트 등 힘들더라도 고강도 경제 월동준비를 서둘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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