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기고] 연체율 급증 속 ‘이자 장사’로 은행들만 돈 잔치
[기고] 연체율 급증 속 ‘이자 장사’로 은행들만 돈 잔치
  • 성동저널
  • 승인 2023.11.06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성동저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8% 올랐다. 작년 7월 6.3% 정점을 찍고 올해 7월 2.3%까지 내려 안정되는가 싶었던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올라 4%대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물가 상승은 실질소득 감소, 구매력 저하, 소비 충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그만큼 영세 서민의 삶이 팍팍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가계 기업 정부 모두 빚이 너무 많아 빚의 늪에 빠진 위기의 부채 공화국이다.

특히 과도한 가계 부채는 우리 가계의 어깨를 짓눌러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 대출 차주 수는 모두 1,978만 명에 달한다.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 7,000억 원에 달하며,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332만 원에 이른다.

그런데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평균 소득이 지난해 모두 1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연봉 잔치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이 올해 들어 9월까지 거둔 이자 이익이 30조 9,366억 원에 달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이 30조 원을 넘긴 해는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까지 KB국민은행은 7조 3,319억 원의 이자 이익을 냈고 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 등의 이자 이익도 각각 5조~6조 원대에 이르렀다.

은행의 이자 이익 급증은 금리 상승기에 예금 금리는 천천히 높이고 대출금리는 더 빨리 올리는 식으로 막대한 ‘예대 마진(Initial Margin │ 예대금리차)’을 챙긴 영향이 컸다. 손쉬운 ‘이자 장사’의 결과인 셈이다.

이에 야권 등에서는 은행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초과이윤세)’를 도입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원들이 돈 잔치로 비판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은행은 정부의 보호 아래 과점의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큰 금융위기에 처할 때는 국민 세금과 마찬가지인 공적자금으로 지원을 받는 데 정작 이익이 나면 은행원들이 다 챙겨가는 구조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휘청거리던 은행들은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 지원 덕분에 회생했으므로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역할을 해야 한다. 부동산 버블과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빚더미에 앉은 영세 서민들이 지금 무엇 때문에 절규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과점체제 은행의 책임과 역할을 결단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은행 스스로 영세 서민의 고통을 줄여 줄 방안을 찾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은행들은 단순 이자 장사에서 탈피하여 서민금융 상품 확대 등 소상공인과 가계의 고통 완화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또 업무 영역을 넓혀 이자수익의 8분의 1에 불과한 비이자수익 비중을 획기적으로 키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은행들이 금리 산정 시 대출자에게 부당하게 비용을 전가하지는 않는지, 예금자의 이익을 희생시켜 자기 이익을 늘리는 것은 아닌지 촘촘히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금융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금융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행과 비은행 간에 가로놓인 높은 경계벽을 과감히 허물어 공정하고 공평한 운동장을 마련해 줘야만 한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