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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살아있는 개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살아있는 개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
  • 성동저널
  • 승인 2023.12.11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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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란 뜻으로 쓰이는 轉糞世樂(전분세락)이란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賤(천)하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낫다는 말 아닙니까?

즉, 어떤 험한 꼴을 당하더라도 죽는 것보다 살아 있는 게 낫다는 표현으로 함부로 죽음을 택하지 말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휘몰아치는 거친 파도와 같은 인간 세상에서 그 逆境(역경)을 이겨내고 새롭고 더 나은 삶을 開拓(개척)해 나가야 하는데, 거친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대다 삶을 抛棄(포기)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겠죠.

轉糞世樂(전분세락)은 조선 후기의 학자 丁若鏞(정약용:1762~1836)이 중국 明(명) 나라 王同軌(왕동궤)가 지은 耳談(이담)에 우리나라 속담을 추가하여 엮은 耳談續纂(이담속찬)에 나오는 말입니다.

活狗子 勝於死政丞(활구자 승어사정승)이란 말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개(活狗子)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勝於死政丞)는 말이니, 轉糞世樂(전분세락)보다 좀 더 강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대한민국의 自殺(자살)이 2021년 기준으로 국민 10만 명당 26명으로 세계에서 10위 안에 들 정도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니 가히 衝擊的(충격적)입니다. 현재도 하루 35명꼴로 자살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불교계에서는 최근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죽음이 燒身供養(소신공양)이라 하지만, 우리 일빈인들은 그저 좁은 소견으로 焚身自殺(분신자살)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得道(득도)한 스님이 自殺(자살)하면 燒身供養(소신공양)으로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自殺(자살)에 대해서 倫理觀(윤리관)과 宗敎觀(종교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며 是非(시비)의 論爭(논쟁)이 있는 거죠.

인간은 누구든지 자기의 생명에 관해서 자신에게 절대적 權利(권리)가 있다는 倫理的(윤리적) 입장에서 肯定論者(긍정론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그리스도교'나 '가톨릭'은 自殺(자살)은 神(신)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이를 罪惡視(죄악시)하여 종교적으로 강하게 否正(부정)해 왔습니다.

'불교'의 '涅槃思想(열반사상)도 마찬가지로 자살에 대해 境界(경계)를 하는데요, 涅槃(열반)이라 함은 煩惱(번뇌)의 잡념을 버리고 깨우침의 智慧(지혜)를 완성하여 정신적으로 완전한 평안함에 놓인 상태를 뜻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自殺(자살)은 煩惱(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서 오는 현상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프랑스의 사회학자 'É.뒤르켐(1858~1917)'에 의하면 自殺(자살)에는 利己的 自殺(이기적 자살)과 愛他的 自殺(애타적 자살) 그리고 無規制狀態(무규제상태) 즉, 아노미(anomie)적 自殺(자살) 등 세 가지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利己的 自殺(이기적 자살)은 개인이 사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個人化(개인화) 성향이 강할 경우 상대적으로 사회와의 結合力(결합력)이 부족해서 自殺(자살)하는 경우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과도한 집단화를 보이는 경우인데요, 사회적으로 뭔가의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거기에 따른 의무감이 지나치게 강하다 보니 스스로 무력해짐을 인지하면서 선택하는 自殺(자살)을 愛他的 自殺(애타적 자살)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노미(anomie)적 自殺(자살)은 사회정세의 急變(급변)으로 적응이 안 되거나 심리적인 차이로 유발되는 道德的 統制(도덕적 통제)의 缺如(결여)에서 온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론과는 별개로 得道(득도)한 스님이 解脫(해탈)의 경지에 올라 燒身供養(소신공양)하는 것을 우리 일반인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아무튼, 어떤 경우이든 정신적 苦痛(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에게 活狗者 勝於死政丞(활구자 승어사정승)이란 말이 귀에 들어올지 모르겠습니다만 自殺率(자살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 시점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自殺(자살)을 한 번쯤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은 이 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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