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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신성의 감성을 깨우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기고] 정신성의 감성을 깨우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 성동저널
  • 승인 2023.12.29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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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성동저널 = 재미난 '이솝우화'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어떤 농부가 염소와 당나귀를 기르고 있는데 평소 무거운 짐도 나르고 일도 잘하는 당나귀를 아끼는 마음으로 늘 염소보다 당나귀에게 더 많은 먹이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를 猜忌(시기)하여 질투심이 일어난 염소가 당나귀를 꼬드기며 이렇게 말합니다.

“당나귀야!, 너처럼 불쌍한 동물도 없을 거야. 평생 맷돌을 돌리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힘든 일만 시키니 정말 억울하지 않니?”

염소는 꾀를 내어 나귀의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짐을 싣고 개울을 건널 때 일부러 넘어지렴. 그러면 주인은 네가 너무 고단해 약해진 줄 알고 다시는 힘든 일을 시키지 않을 거야!”

염소의 꾐에 넘어간 당나귀는 염소가 시킨 대로 개울을 건널 때 일부러 비실거리며 넘어져 크게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깜짝 놀란 농부는 수의사를 불러 진료를 하는데 의사는 뜻밖에도 염소의 간을 삶아 먹이면 기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처방을 내립니다.

그래서 농부는 당나귀를 치료하기 위해 바로 염소를 잡아 삶아서 당나귀에게 먹였다는 이야기인데요, 이처럼 남을 猜忌(시기)하거나 嫉妬(질투)하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큰 피해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이어서 설명해 드리면, 모든 사물이 이치는 돌고 돈다는 불교의 輪廻說(윤회설)을 기초로 한 말에 落葉歸根(낙엽귀근)이란 말이 있습니다.

중국 唐(당) 나라의 선승이며 禪宗(선종)의 6대 조사 慧能(혜능: 638~713)대사가 제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극히 일부분을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慧能(혜능)대사가 떠날 즈음에 제자들이 슬퍼하며 '지금 가시면 언제 오시는지요?' 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慧能(혜능)대사는 이렇게 답을 합니다. 모든 부처님이 涅槃(열반)을 하듯이 왔으면 가는 것이 당연한 理致(이치)이지 않은가?

"葉落歸根 來時無口(엽락귀근 래시무구) 나뭇잎이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가고, 다시 돌아올 때는 말이 필요 없다" 라고 합니다. 결국, 나뭇잎은 자기를 태어나게 해준 나무의 뿌리에 거름이 되어 되돌아가고 또 다시 피는 것이 당연한 理致(이치)인데 거기에 대한 설명이 뭔 필요가 있겠느냐는 뜻입니다.

불교의 輪廻說(윤회설)에 대해 많은 설명이 있는데 그중에 또 다른 말은 因果應報(인과응보)입니다.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있다는 뜻으로 어떠한 사물이든 분명 그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사람이 하는 일의 모든 결과는 그 결과를 만든 분명한 原因(원인)에 있다는 뜻이죠.

다시 말해, 原因(원인)과 結果(결과)는 서로 맞물려 이어지기 때문에 서로 相應(상응)하게 됩니다. 결국은 자신이 行(행)하며 뿌린 대로 그에 대한 結實(결실)을 맺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善(선)을 베풀면 자신에게 善(선)으로 돌아오고, 惡(악)을 뿌리면 그 惡(악)은 자신에게 뒤 갚음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니 自業自得(자업자득)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세상의 흐름이 약간씩은 흐트러지고 뒤틀릴지라도 큰 틀에서는 어긋나지 않는 게 세상의 理致(이치)이죠.

다시 말해, 남을 거짓으로 대하면 주변에 거짓의 탈을 쓴 사람들만 모여들게 되고 남을 背信(배신)하면 언젠가는 자신도 배신을 당합니다. 猜忌(시기)와 嫉妬(칠투) 또한 부메랑 같은 것입니다. 남을 괜스레 輕蔑(경멸)하고 미워하면서 險談(험담)을 일삼아 입방아 찧고 다니면 결국 자신도 언젠가는 도마 위의 생선처럼 남들의 입에서 입으로 난도질당할 수 있습니다.

種豆得豆(종두득두)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납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은 萬物(만물)의 理致(이치)입니다. 이것은 萬古不變(만고불변)의 원칙입니다.

이러한 세상의 理致(이치)를 아랑곳하지 않고 온 세상을 거짓으로 색칠하고, 온 국민을 欺瞞(기만)하고 있으니 不信(불신)이 蔓延(만연)한 어수선한 세상이 펼쳐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또한 뿌린 대로 거두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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