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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쥐고 있는 나뭇가지를 놓아라’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쥐고 있는 나뭇가지를 놓아라’
  • 성동저널
  • 승인 2024.01.08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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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전 국무총리 정세균 씨가 최근에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말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懸崖撒手(현애살수)라는 말을 소개할까 합니다.

매달릴 현(懸), 벼랑 애(崖) 즉, 벼랑에 매달린다는 뜻이고, 뿌릴 살(撒), 손 수(手) 즉, 손을 놓으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절벽에서 잡고 있는 손을 놓아라‘ 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말은 白凡(백범) 金 九(김 구: 1876~1949) 선생의 평소 座右銘(좌우명)이기도 합니다.

백범 金 九(김 구) 선생은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인 高能善(고능선: 1842~1922)의 제자인데, 金 九(김 구) 선생이 동학군의 先鋒將(선봉장)으로 海州城(해주성) 공격에 실패하자 安重根(안중근: 1879~1910) 열사의 아버지 안태훈(1862~1905)의 집에 숨어 있을 때 스승 高能善(고능선)을 만나 심정을 토로합니다.

"제 나이 스믈에 過誤(과오)를 저지르고 많은 失敗(실패)를 겪다 보니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할 따름입니다" 라고 하자 스승 高能善(고능선)은 이렇게 격려합니다.

"자네가 좋은 사람 되려는 본뜻을 잃지 않는 이상 길을 잘못 들어서 失敗(실패)나 困難(곤란)을 겪은 것이 무에 그리 대수이겠는가! 본뜻이 변하지 않고 쉼 없이 고치고 쉼 없이 前進(전진)하면 목적지에 도달할 날이 반드시 오게 될 것이네.(백범 일지 중에서)" 그럼에도 失敗(실패)를 거듭하자 스승 高能善(고능선)은 결단력이 부족한 白凡(백범)에게 이렇게 충고하였다고 합니다.

"得樹攀枝未足奇(득수반지미족기) 懸崖撒手丈夫兒(현애살수장부아)" "가지를 잡고 오른다는 것은 그다지 대단할 것이 없다. 벼랑 끝에 매달렸을 때 잡은 손을 놓을 수 있어야 남아 대장부라 할 수 있느니라.(백범 일지 중에서)"

이때부터 金 九(김 구)선생은 스승의 충고대로 懸崖撒手(현애살수)를 座右銘(좌우명)으로 삼고 실천했다고 합니다.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을 때 잡고 있던 손을 놓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죽을 수도 있다는 恐怖(공포)가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絶體絶命(절체절명)의 순간에 決斷(결단) 하기란 그 누구도 쉽지 않을 겁니다.

사실 이 말은 불교의 深奧(심오)한 가르침인데 잡은 손을 놓아 生(생)을 쉽게 抛棄(포기)하라는 말이 아니고 '사소한 것에 매달리지 마라.'는 교훈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미끄러져 절벽으로 떨어질 순간 간신히 나뭇가지를 잡았습니다.

절벽이 그리 높지 않아 손을 놓으면 살 것인데 손을 놓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팔에 힘이 다 떨어질 때까지 매달린다는 것입니다. 손에 움켜쥔 나뭇가지에 연연하다 보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執着(집착)에서 헤어나지를 못한다는 교훈을 주는 것입니다.

지난 28일 정세균 전 총리가 이재명 당 대표에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懸崖撒手(현애살수)라는 말을 인용했는데, 당 대표라는 나뭇가지에 연연하지 말고 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쥐고 있는 나뭇가지를 내려놓으라고 에둘러 말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先黨後私(선당후사)의 뜻을 살리기 위함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치 특성상 兩黨體系(양당체계)가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집권 與黨(여당)이 公正(공정)한 정치를 원한다면 이를 牽制(견제)할 건전한 野黨(야당)이 존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 누구도 民主主義(민주주의)를 원하지 獨裁(독재)의 세상을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살다 보면 마음을 비우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더 큰 보람을 찾을 때가 있는 법이며, 正道(정도)가 活路(활로)를 뚫을 수 있습니다. 마음의 安息(안식)은 모든 잡스러운 慾心(욕심)을 버려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懸崖撒手(현애살수)의 뜻을 재삼 되새겨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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