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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우상욱 민속 연 연구소장 인터뷰
[인물탐구]우상욱 민속 연 연구소장 인터뷰
  • 김재태 기자
  • 승인 2011.02.17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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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싣고 창공을 나는 전통 민속 연(鳶)

꿈을 싣고 창공을 나는 전통 민속 연(鳶)

풀먹인 연실에 내마음 띄워보내
저멀리 외쳐본다 하늘높이 날아라
내맘마저 날아라 고운꿈을 싣고 날아라

한국 전통 민속 연 연구소 우상욱(73세), 국내 유일의 전통 연 전문가에게 우리 연에 담긴 과학, 역사, 꿈을 들어봤다.

우상욱민속연연구소

지금으로부터 약 1,300여 년 전 신라 진덕여왕 원년인 647년에 비담(琵曇)과 염종(廉宗)의 반란 시 김유신 장군이 연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열전『三國史記列傳』이 최초로 문헌에 나타나는 연의 역사다.

이후 고려 말엽(西紀 1374年) 최영 장군이 탐라국 평정 시 군사를 연에 매달아 병선(兵船)에 띄워 절벽 위에 상륙시켰으며, 불덩이를 매단 연을 적의 성안으로 날려 보내 불타게 하여 공략하였다는 기록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적혀있고, 조선조에는 세종대왕(西紀 1455年) 때 남이 장군이 강화도에서 연을 즐겨 날렸다는 기록과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섬과 육지를 연락하는 통신수단의 방편으로 연을 이용했다는 사람들의 구전 기록 등이 전해진다. 특히 영조대왕은 연날리기를 좋아하여 즐겨 구경하고 장려하여 1725년~1726년 무렵에는 우리나라에 연날리기가 널리 민중에 보급되어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1954년 민족정신을 계승하자는 뜻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연날리기를 장려하여 문화공보부에서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연 제작 기능보유자들을 수소문하여 연날리기 대회를 광복 후 처음으로 열게 되었으며, 그 후 1956년 한국일보사 주최로 제1회 전국연날리기 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되어 당시 이승만 대통령도 매년 대회장에 나와 관전도 하고, 연도 날리며 연에 대한 많은 관심을 나타내었다.

이때부터 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어 연을 수집, 제작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오랜 옛날부터 전승되어 오는 민족 전래의 연날리기는 연줄을 한없이 풀어내야 하기 때문에 주위에 장애물이 없는 청계천변, 한강변, 동산(시골)에서 많이 날렸는데 그 시기는 음력 정월 초하루에서부터 대보름까지가 본격적이며 특히 대보름 며칠 전에는 구경꾼들의 성원과 열기가 절정에 달해 장관을 이루었다.

▶ 연 날리기 풍속에 관하여 한 말씀.

연날리기는 정월 대보름 며칠 전에 큰 성황을 이루지만 대보름이 지나면 날리지 않는 것이 본래의 풍속이다. 대보름이 되면 액연 띄운다 하여 연에다 액(厄)자를 쓰기도 하고 송액(送厄)이나 송액영복(送厄迎福)이라고 써서 얼레에 감겨있던 실을 모두 풀어 멀리 날려 보낸다. 이것을 액연 띄운다 혹은 액연 날린다~라고 하였다. 한국의 연은 기록에 의하면 원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점차 연날리기를 놀이로 삼게 되었고, 그것이 민속과 결합되어 조선 시대에 들어와 연을 날리는 시기가 섣달부터 정월 보름 사이로 고정되었다. 이는 한국의 농경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경기에 연날리기를 하면 농사에 지장을 줄 것으로 보고, 농한기인 음력 12월부터 연을 날리기 시작하였다고 전해진다. 즉, 정월 보름날 액막이의 민속과 관련시켜 연을 날려 보냄으로써 연날리기를 끝내고, 다시 농사 준비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강변 등 넓은 공간과 알맞은 바람(초속 3~5m)만 있으면 연중 어느 때라도 연을 날리는 새로운 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우상욱민속연연구소

본인(민속 연 연구소 우상욱 73세)은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작고하신 부친(우기태)이 가업으로 연을 생산하고 판매하여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때 나이 6~7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연에 관심을 갖고 부친에게서 연 만드는 기술과 날리는 기술, 얼레(연자세) 만드는 기술, 연줄에 사기를 먹이는 기술, 상대편의 연줄을 끊는 연싸움 기술 등 연에 대한 대부분의 기술을 전수받았다. 이후 17살 때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상경하여 지금까지 30여개 국제대회와 수많은 전국대회에 참가해 총 270여회 입상하여 국위를 선양하였고 상대편의 연줄을 끊는 연싸움 기술은 달인의 경지에 있다고 자부한다.


▶ 전통 연과 관련하여 바람이 있다면.

국가에서 지정하는 민속 연 기능 보유자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사라져 가는 전통 연 보존과 계승에 앞장서고 연 관련서적을 발간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교재로 남겨 길잡이가 되고 싶다.

개발에 밀려 점점 사라져 가는 연 날리는 장소확보와 대통령배 같은 큰 대회를 다시 창설하여 민족정신을 계승하는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연 날리기를 장려하여 민족의 혼이 담긴 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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