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서울시, 지자체 최초 ‘45만 여성 1인가구 삶’ 종합지원
서울시, 지자체 최초 ‘45만 여성 1인가구 삶’ 종합지원
  • 성동저널
  • 승인 2012.09.12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학력에 미혼자’가 많고 ‘안정적 일자리’와 ‘주거환경’을 중요시 여기지만 실제 혼자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주거불안정’과 ‘성폭력 등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다. 가장 바라는 정책은 ‘지역 중심의 안전 체계’와 ‘건강 및 의료지원체계’, ‘임대주택 및 아파트 우선권 부여’다. 이는 서울에 사는 45만 싱글여성의 자화상이다.

서울시가 이와 같이 서울에 사는 싱글 여성의 실태와 욕구를 조사해 지자체 최초로 ‘여성 1인가구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여성 1인가구의 생활실태와 정책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그동안 ‘e-청책토론회’와 여성 1인가구 5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싱글여성 공무원이 주축이 된 ‘여성 1인가구 종합지원대책 수립 TF팀’을 구성해 종합적인 의견 수렴과정을 거쳤다.

이번 종합지원대책은 그동안 다인가구 중심으로 이뤄졌던 정책에서 벗어나 날로 급증하고 있는 1인가구, 그 중에서도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여성들이 혼자 살아가는데 느끼는 생활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는데 역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서울의 1인가구는 85만 명으로 20년 새 9.1%(‘90년)→24.4%(’10년)로 급격히 증가, 네 집 중 한집이 1인가구에 해당할 정도로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전체 1인가구 중 여성 1인가구는 절반 이상인 53%(45만명)를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주거, 안전에 취약한 여성 1인가구에 대한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성 1인가구는 전체가구(357만7,397가구)와 비교하면 12.6%를 차지한다.

예컨대 싱글여성들이 단체로 무인택배시스템 서비스를 신청하면 거점지역에 설치를 지원하고, 다가구 밀집지역의 창문, 배관 등엔 방범창, 방범키, 비상벨 등 안전장치 설치, 타인 시선 때문에 산부인과 진료가 꺼려진다는 점에 착안해 시립보라매병원에 ‘여성전문진료센터’와 같은 전문진료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이다.

아울러 집 계약 시 사기계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을 위해 현재 오후 5시까지 운영 중인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를 주1회 야간까지 확대 운영하고, ‘안심 임대주택’, ‘공공 임대주택’공급을 대폭 확충하는 등 안정적인 주거환경에 대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

‘여성 1인가구 종합지원대책’은 주거·안전·건강·일자리·커뮤니티·불편해소 등 6대 분야로 나눠 혼자사는 여성들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주거 : 싱글여성 전용 안심주택 개발·보급, '15년까지 소형 임대주택 2천호 공급

첫째, ‘싱글여성 전용 안심 임대주택’을 개발해 시범 보급하고, 소형 임대주택도 '15년까지 2천호를 공급하는 등 싱글여성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린다.

이는 85만 명에 이르는 1인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이 74세대 밖에 없을 뿐 아니라 기존 임대주택 분양 시 가구원수 가점 실시로 혼자사는 여성은 입주가 하늘의 별따기인 현실에 따른 대책이다.

‘싱글여성 전용 안심 임대주택’은 노후된 공공청사 등을 여성전용 안심 복합건물로 재건축하는 형태로 시가 첫 개발한 것이다. 1~2층은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고 3층부터 여성들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구로구 천왕 도시개발지구 내에 80세대를 건립 중이며 올해 시범 운영 후 연차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싱글여성 전용 소형 임대주택’은 공공원룸형과 다가구형 두가지 형태로 여대생과 여성근로자를 대상으로 공급한다.

이미 덕성여대 인근 다가구형 주택 144실과 동덕여대 인근 공공원룸형 주택 24실 등 총 168개실이 마련돼 여대생들이 입주를 시작한 상태며, 강서구 방화동에 여성근로자 등이 거주할 수 있는 원룸형 임대주택 총 75세대가 신규 분양될 예정으로 현재 입주자 선정을 위한 공모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올해에 이어 ‘13년과 ’14년에는 송파 문정동과 마포 연남동에 여성 1인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현재 중랑구와 광명시 두 곳에서 운영 중인 청년 여성근로자를 위한 임대아파트는 만 26세 이하(대학원 졸업자 제외) 미혼여성 근로자로 제한했던 입주자격을 저소득 직장인 싱글여성의 고령화 추세에 맞춰연령기준을 폐지할 예정이다.

안전 : 무인택배 시스템 도입, 다가구 밀집지역 창문, 배관 등에 방범창 설치

둘째, ‘무인택배(택배 안심수령) 시스템’을 하반기에 싱글여성 밀집지역인 마포, 신촌, 신림, 강남 등에 100개소 시범 설치·운영하고, 다가구 밀집지역의 범죄취약시설인 창문, 현관, 배관 등엔 방범창, 방범키, 비상벨 등 안전장치 설치를 지원한다.

‘무인택배 시스템’은 싱글여성들이 단체로 서비스를 신청하면 100% 시비를 들여 적절한 장소에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으로 혼자 사는 여성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택배를 찾을 수 있게 돼 택배를 받기 힘든 점도 해소하고,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범죄도 예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설치 효과를 분석한 후 내년부터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싱글여성들이 주로 쪽방, 셋방, 옥탑방, 고시원, 반지하 등 안전 취약 주거시설에 많이 거주하고 있어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연계해 안전장치 설치를 지원한다.

또, 귀가길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주택가 골목길 조명을 2배 더 밝은 LED등으로 ‘12년 3,300등→’16년까지 6만8,000등으로 교체한다.

서울시는 서울지방경찰청,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여성폭력 없는 서울 만들기’에도 주력한다. 시는 싱글여성 밀집지역은 경찰청과 협력해 순찰을 강화하는 등의 예방활동도 전개한다.

9월 14일 오전 9시 20분에 진행되는 ‘여성폭력 방지 MOU 체결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의장인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이 참석한다.

시는 도시환경 설계단계부터 여성들이 안전한 환경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국셉티드(CPTED)학회와 현재 ‘여성 안전마을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이다. 내년에 1인가구 밀집지역 2개소를 선정해 가이드라인을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셉티드(CPTED)는 건축이나 시설 설계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하도록 하는 ‘범죄예방환경설계’로 투시형 엘리베이터, 안전거울, 외부 벤치 설치 등을 통해 모든 도시 공간이나 시설에 확대 적용한다.

또, 시는 연립주택, 원룸 등 안전에 취약한 주거공간에 사는 싱글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여성 1인가구 임대주택 안전 설계기준’도 마련한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 추진되는 1인가구 대상 소형 공공임대주택 사업에 설계기준을 적용시킬 계획이다.

여성 스스로 폭력을 예방 할 수 있도록 성폭력 실태와 대처방안, 호신술 같은 자기방어훈련을 진행하고, 휴대용 호신용품을 제공하는 ‘여성폭력제로 아카데미’는 현재 영등포구에서만 운영 중인데 '13년부터는 전 자치구로 확대·운영한다.

한편, 시는 올해 지하철 보안관을 ‘11년 96명→’12년 171명으로 늘리고, 택시 안심귀가서비스도 ‘11년 17만→’12년 21만명으로 확대한 바 있다.

건강 : 산부인과 진료 편히 받도록 보라매병원 ‘여성전문진료센터’ 운영

셋째, 싱글여성들이 타인 시선에 대한 불편없이 산부인과, 유방센터 등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립 보라매병원에 ‘여성전문진료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에 있으며, 25개 보건소 등에도 여성건강증진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싱글여성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 25곳 자치구 정신보건센터에서는 여성 우울증 검진과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정신건강을 위한 쉼 공간인 ‘마인드스파’도 운영 중에 있다.

시는 단국대 의대와 협력해 일하는 싱글여성을 위해 ‘찾아가는 건강관리 특화사업’도 운영 중이다. 특히 장시간 서서 일하는 여성과 신체부담 근로여성 등의 건강 검진과 치료를 지원하는데 오는 10월 금천 디지털산업단지 내 직장여성 5천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후 확대할 계획이다.

흡연율(22.7%)과 음주율(69.6%)이 상당히 높은 서울의 1인가구 여성을 위해선 맞춤형 금연·금주클리닉 운영도 확대한다.

25개 보건소에서 1:1 맞춤형 금연상담 및 치료프로그램(6개월과정)을 열며, 일하느라 평일에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 여성 1인가구를 위해 현재 토요일에 운영되는 금연클리닉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다양한 금주 프로그램은 25개 자치구에 있는 정신보건센터에서 열린다. 기본적으로 1:1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며 전문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시립 은평병원 등과 연계해준다.

일자리 : 갑자기 실업상태 놓여 생계 힘든 여성 일자리 연계 '여성 1인가구 인턴십

넷째, ‘여성 1인가구 인턴십’, ‘여성 창업자 지원’, ‘여성일자리 박람회’, ‘싱글여성 특화 공공근로사업’ 개발 등 싱글여성을 위한 일자리 확충에도 힘쓴다.

‘여성 1인가구 인턴십’은 준비 없이 실업상태에 놓였거나 취업하는데 어려움에 처해 생계유지가 힘든 여성들을 대상으로 서울시내 22개 여성인력개발기관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구직 신청을 하면 바로 연계되며 최대 6개월까지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전일제(1일 8시간) 인턴십의 경우 최저 100만원(시 50만, 업체 50만)이 지급되며, 파트타임일 경우에는 시간당 최저 6,250원(시 4000원, 업체 2250원)을 지급한다.

싱글여성 창업자들을 위한 지원으로는, 여성창업플라자와 여성창업보육센터 등 창업공간 입주 신청 시 가점을 부여하고, 서울여성플라자와 여성인력개발센터 내에서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박스샵도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가 연중으로 개최하고 있는 ‘찾아가는 여성일자리박람회’를 하반기에는 싱글여성 밀집지역 중심으로 열 계획이다. 또한 여성일자리 테마박람회 때는 싱글여성 테마존이 따로 설치된다.

또, 귀가 도우미 등 싱글여성 특화 공공근로사업을 개발해 '13년에 500명에게 일자리를 주고, 연차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기본교육과 함께 연령대별 맞춤형 일자리 교육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생애설계, 재무설계기법 등 자립에 필요한 정보와 함께 1인가구 여성의 취·창업 성공사례도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다. 맞춤형 일자리 교육으로는 각 연령대에 필요한 연계 직업교육과 자격증 되살리기 교육이 이뤄진다.

커뮤니티 : 여성 의료생활협동조합 등 싱글여성 커뮤니티 '15년까지 100곳 지원

다섯째, 먹을거리, 건강 고민, 문화생활 등 싱글여성 공통문제를 해결하는 싱글여성 커뮤니티를 '15년까지 100곳 지원한다.

예컨대 싱글여성이 병원을 이용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여성 의료생활 협동조합’, 1인가구끼리 식사를 같이하는 ‘소셜다이닝’, 함께 운동을 즐기고 건강을 챙기는 ‘생활체육모임’ 등이다.

불편해소 : 집 계약시 사기 겪는 여성 세입자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

여섯째, 혼자 사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싱글여성 종합 서비스도 제공한다.

실태조사를 통해 집을 구하고 계약하는 과정에서 사기 등을 겪는 여성 1인가구 세입자의 어려움을 반영해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는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9명이 상주하며 상담과 법적구제 지원 등을 지원하는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를 통해 제공하며, 일하는 싱글여성을 위해 오는 11월부터는 주1회 야간시간대 운영에 들어간다.

이 외에도 여성 1인가구를 위해 주민자치센터 등을 활용해 임대차 관련 상담 및 부동산 교육도 실시하며, 복지, 주민자치 등 싱글여성에 대한 행정서비스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서울시가 여성가족재단과 함께 서울시 거주 25~49세 여성 1인 가구 5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3.14~4.23)에서 서울 1인 가구 여성들은 고학력에 미혼자가 많고 ‘안정적 일자리’와 ‘주거환경’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대학교 졸업자가 70.7%로 가장 많았고 대학원 졸업 이상도 15.5%였다. 주거형태는 연립주택이 35.8%로 가장 높았으며 단독주택 20.9%, 일반 아파트 19.1%, 오피스텔 15.8% 순이었다. 혼자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으로는 ‘주거불안정’을 가장 많이 꼽았고, ‘성폭력 등 범죄에 대한 불안감’ ‘몸이 아프거나 위급 시 도와줄 사람 없음’ ‘노후걱정’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이 서울시에 가장 바라는 정책으로는 ‘지역 중심의 안전 체계’와 ‘건강 및 의료지원체계’ 마련이었다. 이 외에도 ‘임대주택 및 아파트 우선권 부여’ ‘일상적인 건강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제도 보완’도 시급하다고 답했다.

신림동에 사는 싱글여성 이00씨는 “그동안 임대주택을 분양 받으려 해도 가족이 많아야 가산점이 붙고,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동거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다”며 “세금을 똑같이 내는데도 월세 소득공제, 근로장려세제 등도 가족이 있어야 가능했는데 싱글여성을 배려하는 지원책이 나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싱글여성이 45만에 이르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를 뒷받침할 정책이 없었다”며 “도시 환경에 걸맞고 실제로 싱글여성들이 느끼는 불편을 헤아려 정책을 마련한 만큼 여성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일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삶의 질을 높이는 하나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