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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계속 미끄럼
아파트값 계속 미끄럼
  • 조인스랜드
  • 승인 2003.11.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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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치동 아파트 1억원 이상 빠진 곳도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 재편…반등 힘들 듯


"거의 20일째 시장이 마비 상태입니다. 요즘처럼 얼어붙기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인 것 같아요." 17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인근 J부동산 중개업소. 이곳 유성진 사장은 "10.2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매 중개를 한 건도 못했다. 지난 5.23, 9.5 대책 때만 해도 급매물을 찾는 고객들이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종적을 감췄다"고 말했다. 인근 한 중개업소 사장은 "둔촌 주공단지 인근 40여개의 중개업소 가운데 거래 실종에다 세무조사 소식에 문을 닫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

10.29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재건축단지와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호가가 최고 2억원 정도 빠졌지만 거래가 안된다. 정부가 주택거래신고제를 도입하고, 양도.보유세를 강화키로 하자 가수요가 한꺼번에 빠져 나간 때문이다.

◇재건축 급매물 넘쳐=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텐커뮤니티 조사에 따르면 17일 현재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10.29 대책 이전보다 각각 5.42%, 4.46% 내렸다. 또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시세를 한달 전인 지난달 10일과 비교한 결과 4만4천9백87가구의 호가가 5천만원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5%인 2천9백32가구는 1억원 이상 빠졌다. 지역별로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송파구가 1만7천7백61가구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강남구 1만4천3백49가구^강동구 9천1백72가구^서초구 3천6백20가구 등으로 강남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2단지 18평형은 10.29 대책 이전만 해도 5억9천만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5억2천만~5억3천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34평형은 이 기간에 1억원 이상,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과 둔촌동 주공 25평형은 7천만~8천만원 빠졌다. 대치동 석사부동산 김선옥 사장은 "매수 대기자들이 좀 더 빠지면 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지금으로선 바닥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승인을 받은 송파구 잠실동 주공 단지 호가가 지난 주 이후 조금 올랐다. 잠실동 중앙부동산 김경섭 사장은 "지난주 주공 4단지 조합원 동.호수 추첨 이후 일부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반등했지만 10.29 대책보다는 5천만원 이상 내린 가격"이라고 전했다.

실수요층이 두터운 일반아파트 호가도 빠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 27평형은 10.29 대책 발표 전보다 4천만~5천만원 떨어져 4억1천만~4억3천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분당 신도시 야탑동 일대 아파트 호가도 3천만~5천만원 내렸다.

◇분양권 값도 급락세=투자 수요가 많았던 주상복합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빠졌다. 분당 신도시 정자동 파크뷰는 10.29 대책 이후 평형별로 웃돈이 최고 2억원 이상 하락한 매물이 등장했다. 54, 63평형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웃돈이 5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3억~3억5천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서울 성동구 자양동 건대 더샾 스타시티도 최근 웃돈이 2천만~5천만원 정도 내려 56평형 웃돈은 10.29 대책 이전 1억5천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억1천만~1억2천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일반 아파트 분양권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곳도 있다. 안양시 비산동 D아파트 비로열층의 경우 분양가에서 5백만~1천만원 정도 싼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거래가 안된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S아파트 31평형도 1~2층 분양가가 2억2천5백만원선이었으나 지금은 그 이하에서 살 수 있다.

◇신규 분양시장도 주춤=경기지방공사가 용인 동백지구에 분양한 써미트힐 아파트(33평형 4백18가구)는 분양가(평당 6백66만원)도 지난 8월 민간업체들의 단지보다 10% 정도 싸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14일 53가구가 미분양됐다. 분양팀 관계자는 "10.29 대책으로 청약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률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8일 2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주상복합아파트와 지난 3일 부산시 금정구 부곡동에서 분양돼 경쟁률이 평균 25대 1이었던 주상복합아파트 부곡푸르지오의 초기 계약률은 80% 정도에 머물렀다.

일반 아파트도 비슷해 지난달 말 1순위에서 평균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대구시 북구 침산동 코오롱 하늘채 초기 계약률은 70%에 못미쳤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레피드코리아 권대중 사장은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일반 아파트나 신규 분양가 등을 감안할 때 이달 말~다음달 초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멈출 것 같다. 하지만 정부가 재건축 조합원 전매금지.재건축 개발 이익 환수 등의 대책을 시행하면 더 빠질 수 있어 섣부른 매수는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실수요층이 많은 일반 아파트 하락 폭은 재건축보다 적을 수 있으나 거래 부진 속에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돼 내년 4월 총선 때까지는 크게 오르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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