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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명품 전통 옻칠공예’ 부활 꿈꾸는 명인 김운억
[인터뷰]‘명품 전통 옻칠공예’ 부활 꿈꾸는 명인 김운억
  • 성동저널
  • 승인 2013.05.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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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문화의 다양화, 대중화, 세계화에 크게 기여
옻칠공예 김운억 명인

◆‘나전’과 ‘칠기’라고 하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나전’은 조개껍데기, ‘칠기’는 옻칠을 뜻합니다. 하지만 통일신라시대에는 ‘옥충’이라 부르는 비단벌레도 재료로 사용했고요. 금과 은도 사용했어요. 고려나전은 또 유명했던 게 거북이 등껍질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유럽에서는 거북이 등껍질을 최고의 공예품이라고 해요. 부딪혔을 때 쇠보다 단단하기 때문이죠. 나전칠기 문화는 세계 어느 선진국도 흉내를 낼 수 없는 독특하고 우수한 우리의 전통이죠. 천연의 영롱한 무지개빛 전복 껍질, 그리고 오래된 고사목의 고운 결, 삼베를 싸고 수액을 써서 문양을 만들고 가구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놀라운 기술입니다.

◆한국의 옻칠공예가 어느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지.
한국의 옻칠공예는 2천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으며, 고려시대의 나전칠기는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아시아 3국 중에서 중국은 조칠(옻칠 위에 조각한 것), 일본은 시화칠(옻칠 위에 그림 그리는 것), 한국은 나전칠기(옻칠 위에 자개를 붙인 것)가 유명하다. 그 중 한국의 나전칠기는 맑고 깊은 바다에서 건진 진주, 전복, 소라껍질 등을 가공하여 천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켜 보여주는 세계적인 독창성을 가진 칠공예로 정평이 나있다.
한국은 낙랑시대에서부터 옻칠을 사용한 근거가 각종 유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고려시대의 나전칠기는 한국을 찾은 세계 각국의 사신들에 의해 세계만방에 전래된 바 있다.
옻칠엔 칠산(우르시올), 고무질, 탄수화물, 수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항암, 위장병, 냉 대하증에 약효가 뛰어나 예로부터 한약재로 널리 사용되어져 왔으며 옻칠은 방수, 방충, 방염 효과가 탁월하여 공업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벤츠자동차에 옻칠을 한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특히 옻칠엔 소독수 역할을 해주는 효소가 있어 오늘날 사찰에서 사용되는 바루대(그릇)는 식사를 하고난 뒤 물로 닦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바로 스스로 멸균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하면 도자기가 아예 국가브랜드로 되어있죠. 일본은 옻칠을 상징하고요. ‘한국은 나전칠기’ 하는데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정말 자개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요.

◆나전칠기 장인으로서 50년 넘는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1960년 후반부터 1990년 말 까지는 물가도 싸고 인건비도 저렴하여 문화 활동도 활발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 외래문화 명품이라고 마구 밀려 들어와 오히려 우리 전통문화가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금이 더 힘들다. 열악한 공방시설에 배우려는 후계자들도 사라져가고 다행인 것은 우리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미술대학 쪽에서 목칠 공예과들이 생겨 특히 젊은 여성들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끝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우리 선조들의 고전 가구를 보세요. 우리나라의 자생하는 좋은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 너무 다양하고 결이 아름다운 나무에 옻칠을 한 은은하고 단아한 멋스러움. 지난 세월 한옥에 더욱 어우러지는 우리 가구 문화였지만, 우리들 아파트 문화에서도 응접실 내에도 바닥에 카페트를 깔지 말고 느티나무나, 소나무로 바닥을 깔아 돗자리를 응용하여 옛 소반에다 옻칠 그릇에 차도와 다과를 내어 놓으면 얼마나 멋드러질까. 식탁테이블도 비싼 외제 이태리 산 보다 우리들의 옻칠에 삼베를 배접하여 활용하면 더욱 위생적이고 멋드러진데 옻칠엔 황토보다 원적외선이 20배나 많이 배출되며 음이온도 발산하며 집안 내에 옻칠한 가구들이 있으면 벌레 특히 바퀴벌레도 자생하지 못한 살균력도 있으니 얼마나 자연친화적인가. 우리의 자랑스럽고 소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가구류 쪽은 좋은 작품을 장만하려면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나 소반, 찻잔, 쟁반, 수저, 젓가락, 위생적으로 탁월한 나무 도마 등 생활용품은 이제 성동문화원 옻칠 강좌 실습실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생활화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으니 뜻이 있는 분들은 좋은 기회에 참여 하면 된다.
왕십리가 나전칠기 본 고장입니다. 가까운 지방도시 원주, 충무, 무주, 가까운 성남에서도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해 공예관과 전시관을 잘 마련하여 장인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성동구청 문화체육과 담당부서에서도 작업실 및 전시·홍보 마케팅 쪽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쳐 주었으면 좋겠다. 사라져가는 전통문화가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전통이란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고집불통의 그 무엇도 시대에 뒤 떨어진 고리타분한 것도 아니다. 전통이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간직되어 있는 뿌리를 찾는 것이며, 각박한 현실의 어느 빈자리를 매워주는 고향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들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아름다운 전통이 살아있는 성동구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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