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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공무원, '절규의 호소문 일파만파' 확산
성동구 공무원, '절규의 호소문 일파만파' 확산
  • 성동저널
  • 승인 2013.11.2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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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 업무량에 ‘동네북’ 취급까지!!

[성동저널] 과다한 업무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던 서울시 성동구청 여직원의 글 내용이 성동구 공무원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화재가 되고 있다.
“저는 공무원입니다. 그러나 저는 일하는 기계입니다. 그러나 저는 감정이 있는 기계입니다.” 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그동안 과다 업무로 인해 정신적 압박과 피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업무과다로 힘들다고 호소해왔으며 “일이 많은 것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인간이기에 최소한의 존중과 대우를 원하는 것”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특히 내용중 과다 업무로 인한 본인의 간 수치가 7000까지 올라간 상태와 모친이 돌아가신 줄도 모랐 다는 아픈 사연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캡쳐=성동구 공우원 노조 게시판

성동구청 직원의 게시판 내용 [전문]

제목: 저는 공무원입니다.
올린이 묵묵 / 2013-11-26
/

저는 공무원입니다. 그러나 저는 일하는 기계입니다.
그러나 저는 감정이 있는 기계입니다.
'아래내용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이쪽으로 옮겨봤습니다'

현재는 어린이집 담당으로 3월 15일이후부터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님들 열악한 환경에서
부모님들을 대신하여 아동들을 열심히 보육하고 계시고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보다 지금은 그 분들의 사정을 많이 이해하고
되도록이면 사람 냄새 나게 제 딴에는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제가 참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행정처분이 진행되는 어린이집의 경우,
행정처분을 받은 어린이집의 경우,
저희가 최소한의 처분을 하려고 노력한 걸 아시고
처분을 받고도 감사해하시는 고마운 원장님들도 계십니다.
그러면 저희도 참 죄송스럽니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받는 청탁, 협박이 통하지 않으면
무조건적인 친절을 꼬투리 잡아서
참을 수 없는 언쟁을 걸어오십니다.
인격적 모독. 참을 수 없는 감정적 소모,
넘쳐나는 업무 속에서 제 감정, 제 정신적 고통은
누가 지켜주나요?
무서워서 출근하기 힘들었던 적이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호소해봤자
목소리 커지면 너만 손해라고 마이너스라고
다들 말리기만 하지
제 상처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가봅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제 목을 하루하루 더 강하게 조여오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퇴청하는 날도 여럿 날이었고,
제 개인생활을 접은 지는 아주 오래됐습니다.
저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책임감을 가지고 주어진 업무를
실수 없이 해내려는 기계가 된지 2007년 3월 입사 이후 6년 8개월째입니다.
오늘이 26일이네요.
제가 입사한 날도 26일입니다.

처음 동주민센터에 발령을 받았고, 저는 민원업무를 봤습니다.
업무를 친절히 가르쳐 주시는 선배님들이 참 고마웠지만,
제가 어느 정도 업무를 숙지하자 등초본, 인감, 제증명, 가족관계등록부는 다 제 몫이였습니다.
어느날 누가 묻더군요 파워포인트 좀 하냐고..
그때부터 민원인에게 친절과 동시에 촉박하게 돌아가는 동 직능단체 회의자료를 매달 10개이상씩 PT로 만들어 내야했고,
어리니까 할 사람이 저 밖에 없다는 말을 들으며
선배님들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했습니다.

그때 전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살고 있었고
먹는 건 오로지 사무실에서 먹는 점심밖에 없었습니다.
요구하는 자료를 다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저녁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몰랐습니다. 그게 제 몸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그 뒤 위경련은 다반사로 일어났지만,
돌아오는 말은 넌 만날 아프다고 하냐고 그러면 PT는 누가하냐고..
그때가 구청장님의 구민과의 대화를 위해 준비하던 때였습니다.
80장이 넘는 PT자료를 작성하던 중 위경련이 다시 일어났고
전 응급실로 가서 링거를 맞고 오늘은 쉬겠다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때 서무주임께서 하시는 말이 그러면 그 PT는 누가 만드냐고
택시라도 타고 나와서 아프다고 말하고 들어가야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위가 아파 보신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멀미가 나서 택시를 탈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올라오는 구토를 참으며
오후에 출근을 했습니다.
쳐다보시지도 않는 동장님, 법인카드 내미시며 가서 링거한대 더 맞고 와서
일 마무리 하고 가라는 서무주임님...
그날 전 밤 11시까지 손등에 링거 반창고를 붙인체 PT를 만들었습니다.
제겐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제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셨습니다.

그 뒤 고열에 시달렸고
제 몸은 그때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또 몸살인가보다 하고 주말 앓고 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나아지지가 않아
이런게 반복되면 또 동에 피해를 주게 되니
한의원으로 가서 근본적으로 해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또 서무주임님께 전화를 받았습니다.
또 아프냐고...
그래서 우선 한의원가서 약 좀 짓고 내일은 출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러니 돌아오는 말은
니가 내일은 안 아프다는 보장이 있냐고..
그 단어 하나하나 전 다 기억합니다.
제겐 그만큼 너무나 큰 상처였으니까요

그러나 제 병은 A형 간염이었고 며칠 방치한 상태라 수치가 7000까지 올라간 상태였습니다.
간이 모두 망가졌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다행히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 10일간 입원을 하고 며칠간 가료를 하고 다시 출근했지만,
제게 남은 일은 그동안 네가 없는 동안 우리동 UCC순위가 떨어졌으니
그동안 밀린 행사를 만들어서 올리라는 말이었습니다.
팔다리가 부러진 것이 아니라 거동할 수 있는 저였지만
몸이 정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아프다고 말했을 때 돌아올 날카로운 그 말이 무서워
묵묵히 일주일에 3개가 넘는 UCC를 만들었고
평가 마지막 날인 2009년 6월 30일 우리 동은 다행히 1등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동에서 7월에 올린 것도 평가 측에서 인정해 주는 탓에 2등밖에 못하였지요.

그리고 저는 자치행정과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러나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뇌종양 수술을 받으셨고
예후가 좋지 않아 중환자실에 계셨습니다.
발령난지 얼마되지 않은 과에서 자리 비우겠다는 소리도 할 수 없었고
그때도 업무가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던 시기라
제 어머니가 2달 뒤 돌아가실 것도 모른 채 전 또 그 PT에 매달려야했고

중환자실은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면회시간을 맞춰서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리면
윗분들에게 보여드려야할 시간이 겹쳐
전 가슴에 평생 씻질 못할 한이 될지 모르고
병원을 몇 차례 가보지도 못한 채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 뒤에도 그 슬픔을 느끼지도 못하게 업무는 떨어졌고
제 몸은 너덜너덜 해졌습니다.
물론 마음은 이미..

그 뒤, 조직개편이 되었고, 교육지원과에서 교육경비를 담당하던 저는
감사를 준비하며 5년간 사용한 교육예산에 대해 감사준비를 해야 했고
그때부터는 턱관절까지 움직이지 않아
부정교합으로 다행히(?) 벌어져 있던 치아 사이로 김밥을 쑤셔 넣으며
큰일만 끝내고 병가를 내겠다고 버티고 있었습니다.
다 바쁘니깐요 제가 숟가락도 안 들어갈 만큼 입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다 바쁘니깐요
그럴 리 있겠냐고..
저렇게 김밥 먹는데 무슨 헛소린가 하셨나 봅니다.

이미 아픈 건 이 조직에선 죄인이라는 것이 제 머리에 박혀있었기에
아프다는 소리 죽이고 묵묵히 일하고 업무를 끝냈습니다.

그러나 병가를 내고 들어간 사이 돌아온 건
오후 3시면 청소년 수련관에서 아들이 수영한다고 보러 갔다오고
틈나면 여직원 휴게실에서 잠을 청하고
화장실에서 1시간씩 화장을 고치던 선배가 시키는 일을
저도 바빠서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언쟁이 있었고
단순히 그 일때문에 병가내고 들어간 전 아주 아주
개념없는 요즘애라는 소문에 시달렸습니다.
저는 이 조직이 너무 무섭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내 뱉고 있는 말들이
진실이 아닐 경우 그 상대방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픈지 아십니까?
아침에 눈뜰 때마다 밀려오는 공포
경혐해보셨습니까?

사직하겠다는 말 단지 힘들다는 고충이 아닙니다.
누구나 들어오겠다는 이 조직을
돌아가신 어머니가 제가 합격했을 때 그렇게나 좋아했던 이 조직을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저는
어떤 심정이었는지 제발 사람 대 사람으로
좋은 사람인 냥 가면 쓰지 마시고 제발 좀 이해해주세요.

청장님,
몇번이고 뵙고 싶었습니다.
직원들을 걱정 많이 하신다고 전해전해 들었습니다.
풍체만큼이나 정말 좋은 청장님으로 기억하도록 해주십시요.
직원도 사람입니다.
감정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게 청장님의 직원으로 드리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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